
같은 북향 아파트인데 3층에서 키울 때와 15층에서 키울 때 식물 상태가 달랐습니다. 조도계로 직접 재봤더니 층수가 올라갈수록 앞동 차폐가 줄어들면서 북향 창가 조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조도뿐 아니라 습도와 바람도 층수에 따라 달라졌고, 그에 맞게 관리 방법도 바꿔야 했습니다.
같은 북향인데 층수가 바뀌니 식물이 달라졌습니다
처음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건 3층에 살 때였어요. 북향이라 어둡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산세베리아랑 스킨답서스 정도는 잘 자랐습니다. 크게 문제없이 유지되던 화분들이었거든요. 그런데 같은 단지 15층으로 이사하면서 스킨답서스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어요. 처음엔 계절 차이겠거니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지나도 이전보다 새 잎이 더 자주 나왔어요. 3층에서는 한 달에 3~4cm 자라던 스킨답서스가 15층에서는 8~10cm씩 자라기 시작했거든요. 물 주기도 흙도 화분도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바뀐 건 층수뿐이었어요.
제 생각엔 북향이면 층수가 달라도 비슷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남향은 층수 올라갈수록 햇빛이 더 잘 든다는 건 알았는데, 북향은 어차피 직사광선이 없으니 층수가 별 차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냥 다 어둡고 비슷한 줄 알았습니다. 근데 막상 조도계로 재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3층에 살 때 쓰던 조도계를 그대로 가져와서 15층 창가를 쟀습니다. 맑은 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창가 바로 앞이 1,600럭스가 나왔어요. 3층에서 같은 조건으로 쟀을 때는 900럭스였거든요. 같은 북향인데 700럭스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이 차이가 스킨답서스 성장 속도를 바꿔놓은 거였어요. 숫자로 보고 나서야 '아, 이래서 달랐구나' 싶었습니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은 북향이라도 층수는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는 거였어요. 직사광선은 없지만 하늘에서 오는 확산광의 양이 달랐고, 앞동이 시야를 얼마나 가리느냐에 따라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걸 모르고 식물을 키우면 같은 관리를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거였어요.
층수가 올라갈수록 조도가 달라졌습니다
북향 창가 조도가 층수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싶었어요. 이사 전후 데이터를 비교했고, 같은 단지에 사는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각 층 창가 조도를 추가로 수집했습니다. 모두 북향 기준, 맑은 날 오전 10시에 창가 바로 앞을 측정한 값이에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맞춰서 측정하려고 날씨 앱을 확인하면서 연락을 돌렸거든요.
층수가 올라갈수록 조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앞동이 하늘을 가리는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3층에서는 앞동 상단이 시야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는데, 15층에서는 앞동 지붕선이 창 아래쪽에 위치해서 하늘이 넓게 보였거든요. 북향은 직사광선 없이 하늘 확산광만 받기 때문에, 하늘이 얼마나 보이느냐가 곧 조도를 결정했습니다.
| 층수 | 맑은 날 창가 조도 | 흐린 날 창가 조도 | 특징 |
|---|---|---|---|
| 3층 이하 | 700~1,000럭스 | 300~500럭스 | 앞동 차폐 영향 큼 |
| 7~9층 | 1,000~1,400럭스 | 450~700럭스 | 앞동 차폐 일부 감소 |
| 15층 이상 | 1,500~2,000럭스 | 650~900럭스 | 앞동 차폐 거의 없음 |
이 수치는 앞동 거리나 단지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동이 멀수록 저층도 차폐가 줄어들고, 앞동이 가깝고 높을수록 중층도 영향을 받거든요. 제가 살던 단지는 동 간 거리가 약 20m 정도였는데, 이 조건에서 나온 값이에요. 자기 집 조건은 조도계로 직접 재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동 위치에 따라 앞동 거리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흐린 날 수치를 보면 저층의 어려움이 더 명확하게 보여요. 3층 흐린 날 창가가 300~500럭스인데, 창에서 1m 안쪽으로 들어오면 150럭스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수치는 산세베리아나 ZZ 플랜트 정도만 버틸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저층 북향에서 식물 선택을 더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층수가 높을수록 습도는 낮아졌습니다
조도만 달라진 게 아니었어요. 습도도 달랐습니다. 3층에서 살 때 실내 평균 습도가 50~60%였는데, 15층에서는 35~45% 수준이었거든요. 처음엔 계절 차이인가 싶었는데, 가을에 이사해서 비슷한 계절 기준으로 비교했는데도 차이가 났어요. 조도계에 이어 습도계를 하나 더 샀는데, 이게 또 생각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게 해줬습니다.
이유는 바람이었어요. 고층일수록 창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이 강해지면서 실내 공기가 자주 순환됐고, 그 결과 습도가 낮게 유지됐습니다. 실제로 15층에서 환기 없이 하루 종일 창문을 닫아 두면 습도가 40%대로 유지됐는데, 환기를 30분만 해도 30%대로 떨어졌거든요. 저층에서는 같은 환기를 해도 습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15층으로 이사하고 나서 칼라데아 잎 끝이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3층에서는 아무 문제 없던 식물인데, 같은 관리를 했는데도 잎 끝이 바싹 말라갔거든요. 칼라데아는 습도 60% 이상을 선호하는 식물인데, 15층 실내 습도 35~45% 환경이 너무 건조했던 겁니다. 솔직히 처음엔 조도 문제인 줄 알고 창가로 더 당겼어요. 그래도 잎이 계속 말랐거든요. 습도계를 사고 나서야 원인이 보였습니다.
마란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어요. 3층에서 잘 자라던 마란타를 15층으로 가져왔더니 한 달 만에 잎이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마란타는 야간에 잎을 접는 움직임을 보이는 식물인데, 습도가 부족하면 그 움직임이 줄어들거든요. 가습기를 옆에 두고 나서야 잎 말림이 멈추고 야간 움직임도 돌아왔어요. 층수가 높을수록 습도에 민감한 식물은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이때 배웠습니다.
층수별로 맞는 식물 관리법이 달랐습니다
조도와 습도 차이를 파악하고 나니 층수별로 식물 관리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명확해졌어요. 고층은 조도가 높은 대신 건조하고, 저층은 조도가 낮은 대신 습도가 유지됩니다. 이 두 조건이 식물 선택과 관리 방식 모두에 영향을 줬거든요.
고층(10층 이상) 북향에서는 조도가 1,500럭스 이상 확보되니까 저층보다 선택할 수 있는 식물 폭이 넓어졌어요. 칼라데아처럼 250~750럭스가 필요한 식물도 창가 바로 앞이라면 조도는 충분합니다. 다만 습도 관리가 필수예요. 가습기를 식물 옆에 두거나, 화분 받침에 물을 채운 자갈 트레이를 놓으면 국소 습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ZZ 플랜트처럼 건조에 강한 식물은 오히려 고층이 더 잘 맞았어요.
저층(5층 이하) 북향에서는 조도가 700~1,000럭스 수준이라 250럭스 이하가 필요한 산세베리아, ZZ 플랜트, 스킨답서스 중심으로 구성하는 게 안전했습니다. 대신 습도는 자연스럽게 유지되니 칼라데아나 마란타처럼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은 저층이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에요. 조도가 부족한 게 단점이지만, 창가 바로 앞에 두면 흐린 날도 300~500럭스는 확보되니까요.
| 식물 | 저층 (5층 이하) | 고층 (10층 이상) | 관리 포인트 |
|---|---|---|---|
| 산세베리아 | ✅ 창가 1m 이내 | ✅ 창가 1.5m 이내 | 층수 무관 잘 적응함 |
| 스킨답서스 | ✅ 창가 80cm 이내 | ✅ 창가 1m 이내 | 층수 무관 잘 적응함 |
| 칼라데아 | ✅ 습도 유지 유리 | ⚠️ 가습 필수 | 고층은 가습기 병행 |
| ZZ 플랜트 | ✅ 창가 1m 이내 | ✅ 창가 1.5m 이내 | 건조에 강해 고층 유리 |
| 고무나무 | ⚠️ 창가 30cm 한정 | ✅ 창가 50cm 이내 | 고층이 조도 확보 유리 |
| 마란타 | ✅ 습도 유지 유리 | ⚠️ 가습 필수 | 고층은 가습기 병행 |
물 주기 주기도 층수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고층은 건조하고 바람이 많아 흙이 마르는 속도가 저층보다 빨랐어요. 3층에서 10일에 한 번 물을 주던 스킨답서스가 15층에서는 6~7일 만에 흙이 바싹 말랐거든요. 날짜 기준으로 물을 주면 고층에서는 과건조, 저층에서는 과습이 되기 쉬웠습니다. 층수가 바뀌면 물 주기를 날짜가 아닌 흙 상태로 처음부터 다시 세팅하는 게 맞았어요.
층수에 대해 알고 나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15층으로 이사하고 나서 칼라데아 옆에 가습기를 뒀습니다. 습도가 50% 이상으로 유지되기 시작하니 잎 끝이 더 이상 마르지 않았어요. 2주가 지나니 새 잎도 올라왔습니다. 조도 문제인 줄 알고 자리를 몇 번이나 바꿨는데, 정작 원인은 습도였던 거예요. 조도계만 있었을 때는 몰랐는데, 습도계를 사고 나서야 보였습니다.
ZZ 플랜트는 반대로 고층이 더 잘 맞았어요.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인데, 15층의 낮은 습도가 오히려 맞는 조건이었거든요. 3층에서 키울 때보다 잎에 윤기가 더 돌았고, 과습으로 잎이 노래지는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같은 식물인데 층수가 바뀌면서 오히려 더 잘 자란 경우였어요.
마란타는 결국 지인에게 줬습니다. 가습기를 틀어도 15층 환경이 마란타한테는 계속 힘든 것 같았거든요. 대신 ZZ 플랜트를 하나 더 들였어요. 고층 북향 환경에 맞는 식물로 구성을 바꾸고 나서 관리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억지로 맞지 않는 식물을 유지하는 것보다, 환경에 맞는 식물을 고르는 게 맞다는 걸 이때 제대로 배웠거든요.
이번에 알게 된 것은 북향이라고 다 같은 환경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같은 북향 아파트여도 3층과 15층은 조도, 습도, 바람이 모두 달랐고, 그에 맞는 식물과 관리 방식도 달라야 했어요. 내가 사는 층수에서 창가 조도가 얼마인지, 실내 습도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는 것이 북향 식물 관리의 두 번째 기준점이었습니다. 층수에 대해 알면 왜 그 식물이 그렇게 반응하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식물 실험 데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북향 아파트 식물 키우기, 조도계 데이터로 완성한 '우리 집' 식물 지도 (0) | 2026.04.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