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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실험 데이터

북향 아파트에서 식물 키우기, 조도계로 햇빛 체크하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by oasiswongenie 2026. 4. 26.

북향 아파트 거실 창가에서 조도계로 햇빛을 체크

 

북향 거실에서 5년간 50종을 키우며 조도계로 위치별 광량을 직접 체크했습니다. 창가에서 2m만 떨어져도 광량이 4분의 1로 줄어드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식물이 죽는 이유를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정리해본 실측 데이터를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아끼던 몬스테라 세 개를 한 달 반 만에 다 잃었습니다

북향 집으로 이사할 때 식물 걱정을 안 한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창으로 들어오는 하늘빛이 생각보다 밝아 보여서 '이 정도면 괜찮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전 집에서 1년 넘게 잘 키웠던 몬스테라 세 화분을 그대로 창가 자리에 뒀는데, 2주쯤 지나니까 아래 잎부터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3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물을 더 줬더니 오히려 줄기가 물렁물렁해졌고, 결국 한 달 반 만에 세 화분이 다 망가졌습니다. 화분도 흙도 물 주기도 이전 집이랑 완전히 똑같이 했는데 말이에요.

화분 매장에 가서 증상을 얘기했더니 직원분이 "북향이면 눈으로 보이는 밝기랑 식물이 실제로 받는 광량이 완전히 달라요. 조도계로 직접 수치를 확인해봐야 어느 자리에 어떤 식물을 둘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식물은 사람 눈이 아니라 빛의 양, 럭스(lux) 단위로 반응하는데, 우리 눈은 밝기에 빠르게 적응해버려서 실제 광량보다 훨씬 밝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거예요. 그날 바로 조도계를 샀습니다. 2만 원짜리였는데, 이게 지난 5년간 제 가드닝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됐어요.

집에 와서 조도계로 거실 곳곳을 체크해봤더니, 창가 바로 옆은 오전 10시 기준으로 1,200럭스가 나왔는데 몬스테라를 뒀던 창가에서 2m 떨어진 자리는 고작 210럭스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몬스테라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최소 800~1,000럭스가 필요한 식물인데, 그 자리는 절반도 안 됐던 거예요. 눈으로 보기엔 충분히 밝아 보이는 자리였는데, 식물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던 겁니다. 그전까지 인터넷에서 "북향은 무조건 어둡다"는 글을 많이 봤었는데, 직접 체크해보니 창가 바로 옆은 1,200럭스가 넘었거든요. 북향이라서 어두운 게 아니라 창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가 진짜 문제였고, 이걸 알고 나서부터 식물 키우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때부터 조도계를 들고 거실 곳곳을 매달 체크하면서 한 달에 두세 종씩 새 식물을 들여와 각 위치에 배치하고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구매 날짜, 배치 위치, 광량, 물 주기, 상태 변화를 노트에 꼬박꼬박 기록했어요. 인터넷에서 "이 식물은 저광량에 강하다"고 해도 실제 결과는 집마다, 위치마다 달랐거든요. 광량 외에도 환기, 습도, 바닥 냉기 같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인터넷 정보는 참고만 하고 항상 우리 집 데이터를 먼저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5년 동안 총 50종이 넘는 식물을 들이면서 어떤 자리에 어떤 식물이 맞는지 하나씩 파악해나갔어요.

겨울 3개월이 가장 고비였습니다

방향을 바꾼 뒤에도 가장 많이 힘들었던 건 11월에서 2월 사이였어요. 겨울에 조도계로 거실을 체크해봤더니 여름 대비 광량이 창가 기준으로도 50~60% 이하로 떨어졌고, 창가 바로 옆도 300~400럭스가 최대더라고요. 거기다 난방을 틀면 실내 온도가 25도가 넘어버리니까, 빛은 겨울인데 온도는 여름인 완전히 엇갈린 환경이 됩니다. 인터넷에서 겨울 관리법으로 "물 주기를 줄여라"는 말은 많이 봤는데, 제 경험으로는 그것보다 광량 감소랑 난방 건조가 동시에 오는 게 훨씬 더 큰 문제였습니다.

습도계로 거실을 체크해봤더니 겨울 평균이 28~32%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칼라데아는 최소 50% 이상이 필요한 식물인데, 30% 환경에 뒀더니 잎 끝부터 갈변이 시작됐어요. 그래서 겨울엔 가습기를 식물 근처에 두고 하루 한 번 분무기로 잎을 닦아줬더니 갈변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조도계만큼 가습기가 겨울 식물 관리에서 중요하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가습기 위치도 중요했는데, 식물 바로 옆에 두면 잎에 물방울이 튀어서 곰팡이가 생길 수 있거든요. 30~40cm 떨어뜨려서 습기가 공기 중에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두는 게 맞았습니다. 이걸 모르고 스킨답서스 잎에 흰 물때를 만든 적이 있었어요.

물 주기 실수도 있었어요. 여름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줬다가 스파티필름 세 개 뿌리를 썩혔거든요. 광합성 속도가 느려지면 물 흡수도 같이 느려지는데, 그걸 모르고 여름 주기 그대로 줬던 게 문제였습니다. 그때부터 물 주기 전에 손가락을 흙에 넣어서 2~3cm 아래까지 말랐는지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날짜가 아니라 흙 상태를 보는 거거든요. 겨울엔 같은 식물이라도 흙이 마르는 데 여름보다 훨씬 오래 걸렸고, 집 안 온도나 환기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졌습니다. 달력에 물 주기 날짜를 표시해두는 방식은 겨울엔 특히 위험했어요.

겨울 냉해도 한 번 겪고 나서야 조심하게 됐습니다. 빛을 더 받게 하려고 창가에 바짝 붙여놨는데, 영하로 떨어지는 날 창가 온도를 체크해봤더니 10도 아래까지 내려가 있더라고요. 피토니아 세 개를 그렇게 잃었어요. 아침에 보니 잎이 완전히 검게 변해서 축 처져 있었는데, 그때부터 겨울 밤에는 창가에서 50cm 안쪽으로 옮겨 뒀다가 낮에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고 있습니다. 귀찮지만 이게 확실히 달랐어요. 열대 식물은 15도 이하에서 냉해를 입기 시작하거든요. 낮에 빛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밤 온도가 안정적이어야 식물이 회복하고 자랄 수 있었습니다.

식물보다 자리를 먼저 골라야 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가 정착한 방식은, 키우고 싶은 식물이 있으면 먼저 놓을 자리의 광량을 조도계로 체크해보는 거예요. 그 수치에 맞는 식물을 고르는 게 순서거든요. 반대로 하면 안 됩니다. 식물을 먼저 고르고 자리를 찾으면, 원하는 자리에 광량이 안 맞아서 결국 실패하게 되더라고요. 인터넷에서 "북향 추천 식물" 리스트를 보면 식물 이름만 쭉 나열돼 있는데, 사실 같은 거실 안에서도 창가 30cm와 3m는 광량이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거든요.

계절마다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는 것도 효과가 있었어요. 여름엔 구석에 있던 스킨답서스를 겨울엔 창가 1m 지점으로 당겨놨더니 겨울철 잎 손실이 눈에 띄게 줄었거든요. 스파티필름은 여름엔 창가 1m 지점에 두다가 겨울엔 창가 30cm 이내로 옮겼고요. 화분 하나 옮기는 거라 10분도 안 걸리는데,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매달 조도계로 계절 변화를 체크했기 때문에 이런 조정이 가능했어요. 수치로 보니까 언제 어디로 옮겨야 할지 판단이 빨라졌거든요.

조도계가 없으신 분들은 낮에 조명 없이 그 자리에서 책이 편하게 읽히면 300럭스 이상,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면 150~300럭스, 거의 안 보이면 150럭스 이하라고 보면 됩니다. 완전히 정확하진 않지만 식물 배치 기준으로는 충분히 쓸 만한 방법이에요. 조도계 자체는 2만 원대 제품도 충분히 정확해서, 식물을 꾸준히 키울 계획이라면 하나 장만해두는 게 훨씬 편했습니다. 잘못된 자리에 식물을 두고 몇 달 관리하다가 잃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었거든요.

5년간 50종 중 살아남은 15종을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5년 동안 50종이 넘는 식물을 키우면서, 1년 이상 건강하게 버틴 것들만 추려보니 15종이 남았어요. 그중 생존율 80% 이상인 상위 8종은 지금도 강력하게 추천하는 것들입니다. 아래 표는 각 식물의 최소 광량과 5년간 생존율, 관리 난이도를 정리한 거예요.

식물명 최소 광량 5년 생존율 관리 난이도
스킨답서스 200럭스 100% 쉬움
산세베리아 200럭스 100% 쉬움
아글라오네마 200럭스 95% 쉬움
스파티필름 180럭스 90% 보통
드라세나 마지나타 200럭스 88% 보통
필로덴드론 200럭스 85% 보통
아이비 200럭스 82% 보통
싱고니움 180럭스 80% 보통
칼라데아 220럭스 75% 어려움
페페로미아 200럭스 78% 보통
보스턴고사리 250럭스 70% 어려움
마란타 200럭스 72% 어려움
디펜바키아 220럭스 68% 보통
피토니아 180럭스 65% 어려움
알로카시아 1,500럭스 60% 어려움

스킨답서스와 산세베리아는 5년 내내 한 번도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어요. 창가에서 3m 떨어진 TV 옆 선반에 스킨답서스를 뒀는데, 겨울에 150~200럭스 수준의 자리인데도 잎이 계속 나오고 줄기도 1.5m 넘게 늘어졌거든요. 물은 2주에 한 번이면 충분했고, 한 달 출장을 갔다 와도 멀쩡했습니다. 산세베리아는 소파 뒤 가장 어두운 자리에 뒀는데도 잎이 똑바로 서서 진한 초록색을 유지했어요. 겨울엔 한 달에 한 번 물 주는 게 전부였는데도요. 이 두 식물은 북향 초보분들께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것들이에요.

반면에 알로카시아는 10개를 들여서 4개를 잃었어요. 최소 1,500럭스가 필요한 식물인데, 북향 거실에서 그 수치가 나오는 자리는 창가 30cm 이내뿐이었고 그나마도 여름 한정이었거든요. 겨울엔 300럭스 안팎으로 떨어지고, LED 보조 조명까지 달아봤는데도 잎이 자꾸 처졌습니다. 인터넷에서 "창가면 알로카시아 된다"는 글을 보고 시도했는데, 북향 창가는 남향이랑 완전히 다른 환경이에요. 이건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지금은 23개가 사계절 내내 건강합니다

5년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 북향 거실에 23개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창가 선반엔 스파티필름과 드라세나, TV 옆엔 스킨답서스를 행잉으로, 소파 뒤엔 산세베리아 대형 화분을 뒀는데, 각자 광량에 맞는 자리에 있으니까 따로 신경 쓸 게 많지 않아졌습니다. 예전엔 겨울만 되면 절반이 시들었는데, 지금은 사계절 내내 초록색 거실을 유지하고 있어요.

계절마다 위치 조정, 겨울 습도 관리, 흙 상태 확인 후 물 주기, 이 세 가지가 자리를 잡고 나서부터 식물을 잃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아래 표는 계절별로 달라지는 관리 포인트를 정리한 거예요. 특히 겨울 관리가 처음이신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넣었습니다.

계절 창가 평균 광량 물 주기 주기 핵심 관리 포인트
봄 (3~5월) 600~900럭스 7~10일 분갈이 적기, 비료 시작
여름 (6~8월) 700~1,000럭스 5~7일 과습 주의, 환기 필수
가을 (9~11월) 400~600럭스 10~14일 물 주기 줄이기 시작
겨울 (12~2월) 280~400럭스 14~21일 습도 50% 유지, 냉해 주의

북향이라고 처음부터 포기할 필요 없어요. 키우고 싶은 식물이 있으면 조도계로 먼저 자리를 체크해보세요. 저는 그렇게 해서 5년간 거실을 사계절 초록으로 유지하고 있거든요. 자리만 잘 잡으면, 북향에서도 생각보다 훨씬 잘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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