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식물 실험 데이터

스킨답서스 잎이 점점 작아졌습니다 — 3년간 비교한 두 화분의 차이

by oasiswongenie 2026. 6. 15.

잎 크기가 작아진 스킨답서스와 잎 크기가 유지된 스킨답서스 화분을 나란히 비교하는 모습
잎 크기가 작아진 스킨답서스와 정상인 스킨답서스 화분

 

스킨답서스를 3년 키우면서 처음엔 손바닥만 한 잎이 나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잎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화분에서 자랐는데 왜 잎 크기가 줄어드는지 궁금해서 위치, 화분, 줄기 길이를 기록했어요. 빛 부족과 뿌리 공간 부족 두 가지가 동시에 원인이었습니다.

처음엔 손바닥만 했던 잎이 점점 작아졌습니다

스킨답서스를 데려온 첫해엔 잎 하나가 손바닥만큼 컸어요. 길이로 재면 12~13cm 정도였습니다. 줄기도 굵고 잎 사이 간격도 넓었어요. 그런데 2년차에 들어서면서 새로 나오는 잎이 점점 작아지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처음엔 "원래 크기로 돌아오겠지" 했는데 3년차가 되자 새 잎이 6~7cm까지 줄어 있었어요. 절반 정도로 작아진 거였습니다. 잎이 작아지는 것뿐 아니라 줄기 마디 사이 간격도 점점 좁아지고 있었어요. 줄기가 가늘어지는 것도 같이 보였습니다. 같은 화분, 같은 식물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잎이 작아진다는 게 이상했어요. 다른 식물들도 둘러봤는데 스킨답서스만 이렇게 변화가 유독 두드러졌습니다. 같은 환경에서도 식물마다 반응 속도가 다른 것 같았어요.

처음엔 그냥 "노화 현상인가" 싶어서 넘겼는데, 옆에 있던 다른 스킨답서스 화분은 3년이 지나도 잎 크기가 거의 그대로였어요. 같은 종인데 한쪽은 작아지고 한쪽은 유지되는 차이가 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때부터 두 화분의 위치, 화분 크기, 줄기 길이를 비교하면서 기록을 시작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새로 나온 잎의 길이를 줄자로 재고 사진을 찍어뒀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6개월쯌 지나니까 두 화분의 차이가 숫자로 명확하게 보였어요. A 화분은 매달 0.5cm씩 줄어들고 있었고 B 화분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잎이 작아진 화분은 빛이 더 약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두 화분의 위치를 조도계로 재봤어요. 잎이 작아진 화분은 거실 안쪽, 창가에서 2.5m 떨어진 자리였고 조도가 150~200럭스였습니다. 잎 크기가 유지된 화분은 주방 창가 50cm 거리에 있었고 조도가 600~800럭스였어요. 두 화분의 조도 차이가 3~4배 났습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 『실내 식물 도감』(DK 출판사)에는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식물이 새 잎을 만들 때 잎 면적을 줄여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돼 있어요. 식물이 광합성으로 얻는 에너지가 줄어들면 새 잎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는 자원도 줄어들기 때문에 잎 크기가 작아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관찰한 두 화분의 차이와 맞아떨어지는 설명이었어요. 조도 차이가 3~4배나 났는데 그게 잎 크기에 거의 비례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잎이 작아진 화분을 주방 창가 쪽으로 옮겨봤어요. 옮긴 후 한 달 만에 나온 새 잎은 여전히 작았는데, 두 번째 잎부터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잎은 9cm까지 커졌어요. 완전히 처음 크기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확실히 회복되는 방향이었습니다. 빛만 바꿔도 변화가 보인다는 게 신기했어요. 다만 한 달 만에 극적으로 커지지는 않았고 2~3장에 걸쳐 천천히 변했습니다.

화분 위치·조도 3년차 새 잎 크기
A 화분 (작아진 쪽) 거실 안쪽, 150~200럭스 6~7cm
B 화분 (유지된 쪽) 주방 창가, 600~800럭스 11~12cm
A 화분 (이동 후 3번째 잎) 주방 창가, 600~800럭스 9cm

화분 크기와 뿌리 상태도 영향을 줬습니다

빛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같은 거실 안쪽 자리에 뒀던 또 다른 스킨답서스 화분은 잎이 작아지지 않았거든요. 차이를 찾아보니 화분 크기였습니다. 잎이 작아진 화분은 처음 데려왔을 때 화분 그대로 3년을 키운 거였고, 잎이 유지된 화분은 1년차에 한 단계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했던 거였어요. 잎이 작아진 화분을 꺼내서 뿌리를 확인했더니 화분 안에 뿌리가 꽉 차서 흙이 거의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뿌리가 화분 모양 그대로 동그랗게 말려 있었어요.

뿌리가 화분 공간을 다 채우면 더 이상 뻗어나갈 곳이 없어져요. 새로운 뿌리를 만들 공간이 부족하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물과 영양분의 총량도 제한됩니다. Lincoln Taiz와 Eduardo Zeiger의 『식물생리학』(번역서, 월드사이언스)에서는 뿌리 공간이 제한되면 식물 전체의 생장이 둔화되는 현상을 뿌리 결박(root-bound) 상태로 설명하는데, 이때 새로 나오는 잎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도 함께 나타난다고 돼 있었어요. 화분을 꺼내서 뿌리가 꽉 차 있는 걸 확인한 후 한 단계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했습니다. 분갈이 후 한 달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 두 달째부터 나온 잎이 8cm, 세 달째는 10cm로 커지기 시작했어요. 빛을 옮긴 화분보다 분갈이한 화분의 회복이 더 빠르고 컸습니다. 두 가지 원인이 같은 화분에 동시에 있었던 거였고, 어느 한 가지만 고쳤을 때보다 둘 다 고쳤을 때 변화가 훨씬 뚜렷했어요.

줄기 마디 간격도 같이 좁아져 있었습니다

잎 크기를 기록하면서 줄기 마디 사이 간격도 같이 재봤어요. 1년차엔 마디 사이가 평균 5~6cm였는데 3년차엔 2~3cm로 줄어 있었습니다. 잎이 작아지면서 마디 간격도 함께 좁아진 거예요. 마디 간격이 좁아지면 같은 길이의 줄기에서 잎이 훨씬 빽빽하게 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처음엔 이게 오히려 풍성해 보여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잎 하나하나가 작아진 결과였습니다. 줄기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마디 간격과 잎 크기가 같이 줄어드는 것 같았어요.

분갈이와 위치 이동을 한 후 마디 간격도 다시 늘어났어요. 새로 나온 마디는 4cm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잎 크기와 마디 간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잎 크기만 보는 것보다 마디 간격까지 같이 보면 식물의 전체적인 상태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비료도 점검했는데, 3년 동안 비료를 거의 안 줬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스킨답서스는 워낙 잘 자라는 식물이라 비료 없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산이었어요. 분갈이하면서 새 흙으로 바꾸고 그 다음부터 2주에 한 번 희석 비료를 줬어요. 비료를 시작한 후 나온 잎은 11cm까지 커져서 거의 1년차 크기로 돌아왔습니다.

시기 잎 길이 마디 간격
1년차 12~13cm 5~6cm
3년차 (악화) 6~7cm 2~3cm
분갈이·비료 후 3개월 10~11cm 4cm

잎이 작아진다면 빛, 화분, 비료 세 가지를 확인하세요

스킨답서스 잎이 작아지는 걸 3년 만에 알아챈 게 좀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일 보는 식물이라 변화가 천천히 일어나면 잘 못 느끼게 되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 줄자로 재는 습관이 있었다면 더 빨리 알았을 거예요. 정리하면 잎이 작아질 때 확인할 건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조도예요. 600럭스 이상 밝은 자리인지 확인하고, 너무 어둡다면 옮겨야 해요. 둘째 화분과 뿌리 상태예요. 화분 밑으로 뿌리가 보이거나 화분 안에 뿌리가 꽉 차 있다면 분갈이가 필요합니다. 셋째 비료예요. 2주에 한 번 희석 비료를 주는 것만으로도 잎 크기와 마디 간격이 회복됐어요. 세 가지를 한 번에 바꿨더니 6개월 만에 잎 크기가 거의 처음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작아진 잎을 보고 그냥 노화라고 넘기기 전에 빛, 화분, 비료를 한 번씩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3년이나 지나서야 알았는데, 한 달에 한 번 줄자로 재는 습관만 있었어도 1년차에 알아챘을 거예요. 지금은 새 잎이 나오면 줄자를 먼저 갖다 댑니다. 숫자로 보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변화가 훨씬 빨리 보여요. 스킨답서스뿐 아니라 다른 식물들도 같은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작아지는 걸 발견하면 바로 위치와 화분, 비료를 확인하는 루틴이 생겼습니다. 작은 변화도 빨리 알아채는 게 식물을 오래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어요.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