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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기록 및 번식

몬스테라 줄기에서 기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5년 키우며 정리한 관리법

by oasiswongenie 2026. 6. 21.

몬스테라 줄기 마디에서 나온 기근이 화분 흙에 닿아 잔뿌리가 갈라진 모습과 지지대를 감고 올라가는 기근의 모습
몬스테라 줄기 마디에서 나온 기근 모습

 

몬스테라 천공이 나오기 시작한 3년차쯤부터 줄기 마디에서 갈색 막대 같은 게 튀어나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이게 뭔지 몰라서 그냥 잘라냈는데, 알고 보니 기근이었습니다. 기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몰라 2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줄기 굵기와 잎 크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비교했어요.

 

몬스테라 줄기 마디에서 갈색 막대 같은 게 튀어나온 걸 처음 봤을 때 "이거 병이 생긴 건가" 싶었어요. 단단하고 색도 줄기와 달라서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그땐 그냥 가위로 잘라냈어요. 몇 주 후 다른 마디에서 또 비슷한 게 나왔는데, 이번엔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나서야 기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천남성과 식물 특유의 공기뿌리인데, 줄기 마디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였어요. 병이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라는 걸 알고 나서 너무 성급하게 잘랐다는 걸 후회했습니다. 몬스테라 천공이 나오기 시작한 시기랑 기근이 나오는 시기가 거의 비슷했는데, 둘 다 식물이 충분히 자랐다는 신호였던 거예요. 그걸 모르고 무조건 잘라낸 게 좀 아쉬웠습니다.

그 이후로는 기근이 나와도 그냥 뒀어요. 처음 기근을 자르지 않고 둔 시기가 3년차 여름이었는데, 그 이후로 기근이 나오는 빈도가 점점 늘었습니다. 한 마디에 하나씩 나오던 게 나중엔 한 마디에 두세 개씩 나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자르지 않고 둔 기근들이 점점 길어지면서 화분 아래로 늘어지거나 어떤 건 화분 흙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것도 봤습니다. 처음엔 지저분해 보여서 정리하고 싶었는데, 일단 그대로 두고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화원이나 식물 카페에서 기근을 일부러 흙에 묻어준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저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어요.

기근을 흙에 넣었더니 줄기가 더 굵어졌습니다

처음엔 기근을 그냥 늘어지게 뒀는데, 화분 흙에 가까운 기근 몇 개를 일부러 흙 속에 살짝 묻어봤어요. 흙에 닿은 기근은 한 달쯤 지나니까 끝부분이 하얗게 변하면서 가는 뿌리들이 갈라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흙에 닿지 않고 공중에 그대로 있던 기근은 갈색으로 단단하게 굳은 채 큰 변화가 없었어요. 흙에 묻은 기근과 안 묻은 기근을 같은 줄기에서 동시에 비교해본 셈이었는데, 차이가 확실히 보였습니다.

흙에 기근을 묻은 이후로 줄기 굵기를 재봤어요. 기근을 묻기 전 줄기 지름이 1.2cm였는데, 6개월 후에는 1.6cm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옆에 있던 다른 몬스테라(기근을 계속 잘라낸 화분)는 줄기 지름이 1.3cm에서 1.4cm로 거의 변화가 없었어요. 영국 왕립원예협회(RHS) 『실내 식물 도감』(DK 출판사)에는 천남성과 덩굴식물의 기근이 토양에 닿으면 흡수 뿌리로 기능을 전환해 식물 전체에 수분과 영양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내용이 짧게 설명돼 있었어요. 제가 직접 본 줄기 굵기 차이가 그 설명과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냥 매달려 있던 기근이 흙에 닿는 순간부터 진짜 뿌리처럼 일하기 시작한다는 게 신기했어요.

구분 기근 흙에 묻음 기근 공중에 방치
기근 끝 변화 (1개월 후) 하얗게 변하며 잔뿌리 형성 갈색으로 굳음, 변화 없음
줄기 지름 (6개월) 1.2cm → 1.6cm 1.3cm → 1.4cm

지지대를 세우고 나서 기근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4년차에 이끼 지지대(모스폴)를 화분에 세웠어요. 몬스테라가 원래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이라는 걸 알고 나서, 기근이 지지대를 감고 올라가게 유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지지대에 줄기를 가볍게 묶어두고 기근이 나올 때마다 지지대 쪽으로 살짝 붙여줬어요. 처음엔 기근이 아래로만 늘어졌는데, 몇 달 지나니까 지지대의 젖은 이끼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기근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습한 습한 이끼에 닿은 기근은 흙에 묻었을 때와 비슷하게 잔뿌리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나왔어요. 마른 공기 중에 그대로 있던 기근과는 확실히 다른 변화였습니다.

Lincoln Taiz와 Eduardo Zeiger의 『식물생리학』(번역서, 월드사이언스)에서는 기근 같은 부정근(adventitious root)이 중력과 습도, 빛 같은 환경 자극에 반응해서 생장 방향을 바꾼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어요. 책에서는 일반적인 원리로 설명했는데, 제 몬스테라에서도 비슷하게 습한 쪽으로 기근이 휘어지는 걸 직접 본 거라 신기했습니다. 지지대를 세운 이후로 새 잎 크기도 더 커졌어요. 지지대 세우기 전 새 잎이 평균 32cm였는데, 세운 후 1년 동안 나온 잎은 평균 38cm였습니다. 천공 개수도 같이 늘었어요. 기근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식물 전체가 더 건강해진 결과로 보였습니다.

기근을 자를지 말지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2년간 기근을 관찰하면서 무조건 다 살릴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알았어요. 화분 밖으로 길게 뻗어서 지나다닐 때 걸리적거리는 기근, 보기에 너무 어지럽게 자란 기근은 잘라도 식물에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줄기 굵기에 영향을 준 건 흙이나 지지대에 닿아서 실제로 뿌리 기능을 하기 시작한 기근들이었어요. 아직 공중에 떠 있는 짧은 기근은 잘라내도 줄기가 가늘어지는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걸 알고 나서부터는 모든 기근을 살릴 필요는 없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무작정 다 두면 화분 주변이 지저분해질 뿐이었거든요. 반면 흙에 박혀서 몇 달간 잔뿌리를 낸 기근을 실수로 끊었더니, 그 다음 잎이 평소보다 작게 나왔어요.

그 이후로는 기근이 나오면 일단 몇 주 지켜보고, 흙이나 지지대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면 그대로 살려두고,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서 정리가 필요하면 그때 잘라내는 식으로 기준을 정했습니다. 무작정 다 자르거나 다 살리는 것보다 기근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 판단하는 게 맞았어요. 기준이 생기고 나서는 기근을 볼 때마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엔 무조건 자르거나 무조건 두는 식이었는데 지금은 몇 주 관찰하고 방향을 본 다음 결정해요.

기근 상태 처리 방법
흙·지지대 쪽으로 방향 잡음 살려두고 흙·이끼에 닿게 유도
짧고 공중에 떠 있음 정리해도 영향 적음
이미 잔뿌리가 난 상태 자르지 않기 (줄기 영향 큼)

기근은 잘라야 할 게 아니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처음엔 기근을 보기 싫은 군더더기로 여겨서 무조건 잘랐는데, 2년 가까이 지켜보니 오히려 식물을 더 튼튼하게 키울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능이었어요. 흙이나 지지대에 기근을 닿게 해주는 것만으로 줄기가 굵어지고 잎도 커지는 변화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모든 기근을 다 살릴 필요는 없지만, 흙 가까이 있는 기근만큼은 잘라내지 않고 유도해주는 게 좋다는 걸 5년 키우면서 배웠어요. 몬스테라를 키우면서 기근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흙이나 지지대 쪽으로 방향만 살짝 잡아주면 됩니다. 처음 기근을 보고 당황했던 3년차의 저처럼 무작정 잘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근이 정상적인 성장 신호라는 것만 알아도 마음이 한결 편해질 거예요. 천공, 삽목, 분갈이에 이어 기근까지, 몬스테라 한 그루를 5년 키우면서 배운 게 정말 많습니다. 같은 화분 하나로 이렇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앞으로 몬스테라가 얼마나 더 커질지, 어떤 변화가 또 생길지 기대됩니다. 기근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찰하는 습관이 생기면서 식물을 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졌어요.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식물이 보내는 신호라는 걸 5년째 키우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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